사업현장의소리   |   사무국소식   |   기사모음   |   새회원소개

  기독공보
  우리에게 양식을 주옵시고(2015/11/21)
  

기독공보
2015년 11월 21일



서경기 목사
한아봉사회 사무총장



우리에게 양식을 주옵시고



1960년대, 필자가 어린 시절의 이야기다. 가난한 아버지는 내게 수수께끼를 내셨다. “밥은 밥인데, 못 먹는 밥은 뭘까?” 그 답은 ‘톱밥’이었다. 그런데 필자는 “보리밥”이라고 대답해 아버지를 당황케 한 적이 있다.
그때 난 보리밥이 정말 먹기 싫었다. 우리가 매일 먹는 밥은 쌀은 조금 들어가고 보리가 대부분인 밥이었다. 찰기가 없고 푸석푸석한 보리밥은 감칠맛도 없고 거칠기만 했다. 여름엔 살짝 쉰 보리밥도 먹었고, 겨울엔 김칫국밥을 주로 먹었다. 가끔은 밥 대신 칼국수를 먹기도 했고, 한동안은 고구마를 삶아 먹기도 했다. 하루하루 먹는 일이 쉽지 않던 시기였다.
예수님을 믿기 시작한 고등학생 때에도 가난과 배고픔은 여전히 남아 있어서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구하는 주기도문이 낯설지 않았다.
그러나 가난에서 벗어난 지금 하루 양식을 구하는 기도의 절박성은 사라졌다. 집마다 냉장고에 먹을 것이 가득하다. 혹 냉장고가 비어 있어도 통장에는 수개월 치, 때로는 수년 치의 양식을 살 돈이 들어있다. 어떤 집은 먹는 음식보다 버리는 음식이 많다고 한다. 이젠 하루 양식을 위해 매일 기도할 이유가 없어진 것처럼 보인다.
그러면 이제 주기도문의 이 구절은 불필요한 것일까? 우리가 주기도문을 암송할 때 분명히 확인해야 할 부분이 있는데, 입으로는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달라고 구하지 않는가 이다.
배고픔에서 벗어나 풍요롭게 살고 있는 지금, 나는 하루 양식을 구할 필요가 없어졌다. 그러나 주님은 일용할 양식을 구하는 기도가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를 위한 것이라고 가르치신다.
우리 안에는 나만이 아니라 자살한 송파 세 모녀와 같이 빈곤한 이들, 아시아 아프리카의 가난한 이들도 포함돼 있다. 우리 안에는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모든 사람들이 들어가 있는 것이다. 아직도 가난과 배고픔으로 고통당하는 ‘우리’가 있는데 어찌 이 기도를 소홀히 할 수 있겠는가?
지난 2000년, 빈곤에서 벗어나려는 인류의 노력에 길이 남을 역사적인 사건이 있었다. 전 세계 189개국 정상들이 유엔 총회에서 모여서 2015년까지 하루 1달러 미만으로 살아가는 빈곤 인구를 절반으로 줄이자는 ‘새천년개발목표(Millennium Development Goals)’를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그리고 지난 15년 동안 전 세계 정부들과 비정부기구들의 국제개발협력은 이 목표를 이루려는 데 초점을 맞췄다.
지난 9월, 제 70차 유엔 총회에 모인 193개국 정상들은 ‘지난 15년이 역사상 가장 단시간에 빈곤이 감소한 시기였다’고 평가하고, 15년 후인 2030년까지 보다 폭넓고 구체적인 발전을 위해 ‘지속가능 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를 새롭게 채택했다.
그러나 새천년개발목표의 성과와 지속가능발전목표 계획에도 불구하고 아직 전 세계에는 절대 빈곤으로 고통당하는 사람이 8억 3600만 명이나 된다고 한다. 이들이 있는 동안 우리는 일용한 양식을 구하는 기도를 멈출 수 없다. 그리고 굶주린 사람들과 나누려는 행동도 계속돼야 한다. 나눔이 있을 때 이 기도가 이 땅에서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빈들에서 굶주릴 때, 주님의 제자들에게는 단지 오병이어만이 있었다. 그렇지만 오병이어가 나누어질 때 모두가 배불리 먹었고 남은 조각이 열두 바구니에 가득 찼다.
국제개발협력을 위해 세운 위의 두 가지 목표도 정부든 비정부기구든 적극적인 나눔의 의지에 따라 성패가 좌우될 것이다.
기독교인은 다양한 봉사와 헌금을 통해 일상적으로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이다. 기독교인들이 자신의 일용할 양식을 구하는 간절함으로 가난한 우리를 위해 기도한다면, 머지않아 모든 인류가 풍성한 삶을 누리는 기적이 일어날 것이다.


2016-05-18 10:55:41


   

관리자로그인~~ 전체 82개 - 현재 1/9 쪽
82
사업국
2017-10-19
832
81
기독공보
2016-12-28
1015
80
국민일보
2016-05-18
1638
79
기독공보
2016-05-18
1273
기독공보
2016-05-18
1151
77
기독공보
2016-05-18
952
76
기독공보
2015-10-30
1053
75
기독공보
2014-09-25
1303
74
국민일보
2013-12-10
1243
73
기독공보
2013-07-04
1590

[맨처음] .. [이전] 1 [2] [3] [4] [5] [다음] .. [마지막]

 

 

 

 

|  서울 종로구 연지동 136-46 한국기독교회관 605호 / 전화 02-764-2068 / 팩스 02-764-2069 / ksmsa@chollian.net

>